오우삼 감독이 연출하고, 양조위와 금성무, 장첸이 각각 주유, 제갈량, 손권 역을 맡은 [적벽대전 : 거대한 전쟁의 시작]을 본 후,
과연 미드저니는 삼국지의 적벽대전의 주요 장면을 어떻게 구현할지 있을 지 문득 궁금했다.
먼저, 적벽대전의 대표적인 씬을 도출하기 위해
챗 GPT에게, 삼국지에 통달한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부여하고
적벽대전의 핵심 사건을 장면 단위로 나눠서 설명해달라고 했더니,
아래와 같이 적벽대전의 주요 장면들을 7가지로 나누어 주었다.
몇가지의 추가 과정을 거쳐, 미드저니에 입력할 수 있는 장면별 프롬프트를 요청했고
아래는 그 결과물이다.
미드저니에서 만든, 삼국지 적벽대전 주요 7장면
#1. 동오 회의 – 검을 부여잡은 결의의 밤
밤, 건업의 궁전. 바람은 싸늘하고, 촛불은 흔들린다.
장소(張昭)가 조용히 입을 열자 회의장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진다. “조조는 하늘의 기세를 얻었습니다. 싸움은 무모한 일입니다.” 웅크린 듯 말하는 목소리에 여러 무장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 순간, 주유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다. 길게 뻗은 팔로 탁자 위의 장검을 움켜쥔다. 강철이 나무를 울리며 떨리고, 손권의 시선은 단호히 그를 응시한다.
“조조가 비록 80만이라 하나, 그는 북방에서 장강의 물결을 모른다. 강동의 병사들은 수전에 능하다!”
조용히 자리하던 노숙은 회심의 미소를 띠며 뒤따른다.
“유비와 손을 잡는다면… 하늘이여, 강남은 아직 죽지 않았도다.”
손권은 침묵하다, 칼자루를 ‘쾅’ 내려친다.
“부자가 물려준 강남, 어찌 고작 편지 몇 줄에 넘기겠는가!”
그 순간, 어둠 속에서 희망의 불꽃이 피어오른다.
#2. 제갈량의 등장 – 지략이 춤추는 설전
동오의 정원, 가을 바람에 대나무 잎이 속삭인다. 한 청년이 학창을 입고 나무 아래에 서 있다. 제갈량이다.
주유는 차를 들고 앉은 제갈량을 한참 노려보다 입을 연다.
“선생이 말하길 유비는 천하를 얻을 인물이라던데… 허나 그에게 무엇이 있는가?”
제갈량은 잔잔한 미소로 답한다.
“천하의 의로움이 있습니다. 그것이 사람을 모으고, 천명을 얻게 하지요.”
양편은 수차례 말을 주고받는다. 단어마다 날카로운 칼끝이 숨어 있고, 문장마다 계략이 도사린다. 그러나 주유는 제갈량의 언변에 점점 감탄을 느낀다. 그의 마음속엔 적과의 동맹임에도 불구하고, 묘한 경외감이 피어난다.
이 순간, 동오와 유비의 운명이 처음 맞닿았다.
#3. 황개의 고육지계 – 채찍 아래 충성은 흐른다
푸른 하늘 아래, 군영의 훈련장이 울부짖는다.
황개가 격렬히 반대의견을 펼치자, 주유는 눈을 번뜩이며 외친다.
“군율을 어긴 자는 엄벌에 처하라!”
검은 옷의 병사들이 황개를 끌어내고, 그의 등에 채찍이 내리꽂힌다. 피가 터지고, 살점이 튄다. 그는 이를 악물고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주위 병사들이 흠칫 놀란다. 누구도 몰랐다. 이 모든 것이 ‘거짓 항복’을 위한 연극임을.
그날 밤, 황개는 조조에게 항복 편지를 보내고, 주유는 조용히 머리를 끄덕인다.
“황개, 목숨을 걸고 불꽃을 피우려는 자…”
그리고 다른 한 사람, 방통은 조조의 진영에 입성한다.
“수군은 배멀미를 견디지 못하오니, 배를 쇠사슬로 연결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조조는 고개를 끄덕인다. “좋은 생각이로다…”
이렇게, 조조의 화형대는 스스로 완성되어 갔다.
#4. 제갈량의 칠성단 – 바람을 부르는 자
음력 11월의 밤. 제갈량은 남풍을 기다린다. 적벽 언덕 위, 칠성단이 쌓인다.
하늘엔 별이 떠 있고, 그는 흰 소복에 초를 켠다. 그 아래, 바람은 고요하고 수면은 잠든 듯 고요하다. 사람들은 숨을 죽인다.
제갈량은 눈을 감고 하늘을 향해 기도한다.
“천지가 도우면, 인간의 의는 완성될 것이다…”
며칠 뒤, 찬란한 아침. 갑자기 하늘이 붉게 물든다. 깃발이 휘날리고, 긴 강 위에 동남풍이 불기 시작한다.
주유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외친다.
“제갈량, 그대는 도사인가, 천신인가…”
#5. 황개의 화공 – 불의 강이 흐르다
장강 위. 황개의 배들이 조용히 조조의 진영을 향한다. 갑판 위엔 기름통, 휘장 속엔 불화살이 숨겨져 있다.
배가 가까워지자 조조는 안심한 듯 웃는다.
“황개, 믿을 만한 자로군.”
그러나 그 순간, 갑자기 깃발이 들리고, 하늘을 찌르는 함성.
“불을 붙여라!”
수백 개의 화살이 날아가고, 장강 위엔 불기둥이 솟는다. 거대한 불덩이들이 쇠사슬로 묶인 조조의 배들을 순식간에 태운다. 병사들은 물로 뛰어들지만, 불은 이미 강을 덮었다.
하늘은 붉고, 물은 끓고, 아수라장이 된 강 위에 조조는 무너진다.
#6. 화용도 탈출 – 의리가 조조를 살리다
조조는 도망친다. 전군은 패잔병이 되었고, 말발굽은 진흙을 가르며 비틀거린다.
숲길 끝, 화용도에 도착한 순간, 조조의 앞을 가로막는 붉은 얼굴의 장수 하나.
관우다. 붉은 눈으로 조조를 바라보며 말한다.
“장군, 오늘 이 자리에 오셨군요.”
조조는 숨을 몰아쉬며 말한다.
“예전 은혜, 잊지 않았소.”
한참을 침묵하던 관우.
“내 마음은 주공께 속했으나, 의리는 결코 져서는 아니 되지…”
말을 돌려준다. 조조는 눈을 감고 그대로 달린다.
정사에는 없는 이 장면은, 연의가 가장 사랑한 인간적 순간이다.
7. 전투 후 – 잃은 자와 얻은 자
불탄 병사들 사이를 지나, 주유는 전장을 바라본다. 승리는 그의 것이었지만 마음은 무겁다.
그러나 유비는 다르다. 형주를 차지했고,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제갈량은 말없이 그 곁을 따른다. 유비가 묻는다.
“형주를 어찌 이리 쉽게 얻었소?”
제갈량은 미소 지으며 말한다.
“강동의 칼날은 강을 향했고, 우리는 그 틈을 읽었을 뿐.”
주유는 뒤늦게 알아차린다.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 그 모든 설계는 네 손에 있었던가…”
병중에 쓰러진 그는 마지막으로 하늘을 향해 탄식한다.
“하늘은 어찌 제갈량만을 낳았단 말인가…”
후기
미드저니를 경험삼아 처음 써 본 입장에서 평가하자면,
구체적으로 원하는 장면 / 색상 / 화면 각도 / 분위기를 얻어내기에는 조금 더 디테일한 프롬프트를 만들어 내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사실적인 사진을 요구했으나, 일부 장면에서는 일러스트 터치가 반영된 듯한데 반복적인 수정 요청에도 기대한만큼의 보완은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야기나 콘텐츠를 독자가 좀 더 주목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삼국지와 같이 알려진 스토리가 아닌, 개인적인 서사를 작성할 때 한번 활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